6월 첫째주, 모처럼
유아교육을 같이 공부했던 친구들과 준비해 간 음식으로 주말농장에서 웃고 떠들며
3~4시간에 걸쳐 먹는 일로 소일하였다.
항상 분위기를 띄우는 유치원 원장 친구가 가까운 서울랜드로 가서 놀이기구를 한번
타보자고 남편들을 부추겼다.
못이기는 척 나서는 세 남자.
앞서 쫑알대며 가면서 우리 세 여자는 남편들의 흉을 보기 시작한다.
결혼 전 데이트 할 때처럼, 저런 솜사탕도 좀 사주고 아이스크림도 사주면 어디가
덧나나. 이런 놀이 문화조차 업드려 절받기니 다른일에야 오죽하랴.
다들 아이들 유치원 때 와 보고는 처음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래, 아이들 어렸을 때가 제일 좋았던 것 같다.
커플룩으로 챙겨입고 처녀총각 같은데 유모차에 아기는 곤히 자고 있고, 참으로
예쁜 모습을 오래도록 지켜보면서
우리는 저렇게 예쁘게 살아보지 못한 것 같다며 부러운 시선을 떼지 못했다.
초여름의 싱그러운 날씨처럼 젊은이들의 다정스런 모습이 어찌나 보기 좋던지.
그들을 보는 것 만으로도 흐뭇했다.
이렇게 다정스런 모습들이 모든 가정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데, 최근 뉴스들은 마음을 우울하게 한다.
가족을 팽게치고 집을 나간 아빠. 아이들을 보살피며 살아가던 엄마의 토막난 인생...
공원 주차장의 수많은 자동차, 수많은 예쁜 사람들.
항상 여유롭게 저렇듯 다정한 모습으로 결혼생활들이 아름다웠으면 얼마나 좋을까.
저 예쁜, 아직도 미혼같은 부부들을 보면서 지난 날을 반성해 보았다.
사람은 누구나 나름대로의 양심이 있고 버릇이 있는데 그런 것들을 왜 그대로 인정해
주지 않고 내게 맞출려고 간섭(잔소리)하고 토닥거렸을까.
신혼 때 주도권을 누가 잡느냐에 달려 있다는 선배들의 말장난에 그 보이지 않는
치열한 머리싸움이라니.
같이 살다보면 맞추어지겠지만 맞춰지지 않는 부분에 대해 서로 인정하기를 했다면,
그리고 집착이 아닌 큰사랑을 했다면 오래도록 저렇듯 예쁜 모습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었다.
젊은 부부들의 그림 같이 예쁜 모습들을 보면서 어찌나 부러운 하루였던지.
부디 싸우지 말고
서로양보하고
누가누구를 지배하지 말고
서로를 믿으며 각자의 그대로를 인정해 주면서 친구처럼 연인처럼 늘 다정한
모습으로 살아가기를 빌어보았다.
아하, 괘씸하게시리 왜 이런 생각(노파심)이 나는걸까---여자는 사랑을 담는 그릇이
하나인데 비해 남자는 왜 그 이상일까. 아마도 신체적인 구조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하는 느낌이 스치고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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