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 첫수상집<영혼의 母音>에서-
산문(散文)스런 시정(市井)의 거리에는 저마다 누구를 만나러 감인지 오늘도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그러나 생명의 환희와 감사의 염(念)이 따르지 않는 것은 만남이 아니라 마주치는 것이요 사교일 따름이다. 만나는 데는 求道적인 엄숙한 자세가 있어야 한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이런 문제를 지니고 찾아 헤맬 때에만 만남은 이루어진다.
나 하나를 어쩌지 못해 몇 밤이고 뜬눈으로 밝히는 그러한 사람만이 만날 수 있다. 만난 사람은 그때부터 혼자가 아니다.
그는 단수의 고독에서 벗어나 복수의 환희에 설레이면서 맑게맑게 그리고 깊게깊게 승화한다. 사람은 혼자 힘으로 사람이 될 수는 없다. 만남에 의해서만 인간이 형성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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