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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차원높인,매

안아주고 싶은 여자


자칭 조용한, 온건적 페미니스트로서 일부 독자들로부터 좀더 과격했으면 하는 바램이 요구되기도 하지만, 나름대로 꽤 과격하고 진보적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초창기 여성 운동가들은 상당히 과격했고 많은 문제 제기를 했지만, 일부 사람들의 거부반응을 사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여성으로 살아 본, 생각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다 페미니스트가 될 것 인데도 불구하고 가끔 "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여성문제 어쩌고 저쩌고"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 나는 이해할 수 없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참으로 예쁘서 안아주고 싶은 두 여자가 있다.
내 시야는 문학쪽 일부에만 쏠려 있어서 소설가 공지영과 시인 신현림이다.
우리 문학사에 남을 이 두 여성은 처녀 때 부터 자기 자리를 다졌고, 결혼 이후 더욱 자기 세계를 굳혀가고 있다.

세 아이의 엄마이자 소설가로 이 땅의 당당한 여성으로서의 공지영은 일간지에서 어쩌다 만나 본 짧은 글들 속에서도 여성문제에 관한한 명쾌하고 선명하고 확실하다. 그래서 정말이지 그녀가 좋다. 깨어있는 여성으로서 믿음직스럽기도 하다.

<세기말 블루스>로 유명한 시인 신현림. 도서관 주최 "작가와의 만남"에 초대되어 두 시간 반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되어, 그녀의 작품(세기말...)만 보다가 직접 만나보니 작품보다 더 좋은, 톡톡튀는, 정말 열심히 공부하며 사는 예쁜 여자였다.
보면 볼수록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예뻤다.

미모가 잘나서가 아니라 그녀의 思考의 넓이 미술이나 사진에 대한 열정이 매혹적이라고 할까. 노력은 능력이고 능력은 매력이라는 말이 맞다는 걸 보여줬다고 할까 .

헛헛함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공부(진리탐구)밖에 없더라는, 동감과 가부장적인 사회구조를 훨씬 과격하게 표현하는 그 용기를 안아주고 싶다. 이렇게 당당하고 의로운, 깨어있는 여성들이 각 분야에 많이 있겠지만 더욱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해 주고 있는 그녀의 詩 한 편을 올린다.



너희가 시발을 아느냐
신 현 림

아, 시바알 샐러리맨만 쉬고 싶은 게 아니라구

내 고통의 무쏘도 쉬어야겠다구 여자로서 당당히 홀로 서기엔
참 더러운 땅이라구 이혼녀와 노처녀는 더 스트레스 받는땅
직장 승진도 대우도 버거운 땅
어떻게 연애나 하려는 놈들 손만 버들가지처럼 건들거리지 그것도
한창때의 얘기지
같이 살 놈 아니면 연애는 소모전이라구 남자는 유곽에 가서
몸이라도 풀 수 있지 우리는 그림자처럼 달라붙는 정욕을 터트릴
방법이 없지 이를 악물고 참아야 하는 피로감이나 음악을 그물침대로
삼고 누워 젖가슴이나 쓸어내리는 설움이나 과식이나 수다로 풀며
소나무처럼 까칠해지는 얼굴이나
좌우지간 여자직장을 사표내자구 시발

이보게 여성동지, 고통과 고통을 왕복하는데 여자 남자가 어딨나
남성동무도 밖에서 눈치보고 갈대처럼 굽신거리다가
집에선 클랙슨 빵빵 누르듯 호통이나 치니 다 불쌍한 동물이지
아, 불쌍한 씨발


대학원에서 사진을 공부하고 있는 그녀의 <나의 아름다운 창> <희망의 누드>
<빵은 유쾌하다> 등이 있고 또 한권의 시집 출판을 머잖아 보게 될 것 같다.

두 작가에게 사랑과 박수를 무한히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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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든 지름길은 없다.
*유명한 사람이 되기보다는 유익한 사람이 되자. _______강혜숙(환경운동가)
*활 만드는 사람은 줄을 다루고 배 부리는 사람은 배를 다루며 목수는 나무를
다루고 어진 사람은 자기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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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에 즈음하여 우편함으로 상담오는 것을 보면 부부문제의 갈등에 있어 여성이 더 많은 타격을 받고 있음이 확연해진다. 이 문제에 있어 여성 스스로가 잘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여전할까? 깊히 자문해 봐야한다. 자기(주관)세계를 확실하게 갖고 의지하는 자세를 줄여 나간다면 어떨까? 등등을......
나 싫다고 떠나는 사람 붙잡을 이유도 없고, 나 좋다는 사람 뿌리칠 이유도 없다고 본다. 떠날 사람은 고이고이(기분좋게) 보내주자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아울러 이별의 고통에 복수 운운하는 한 친구에게 고이 보내주라는 말에, 야속하다고 절교를 하더니만 상처가 치유되고 보니 그 말이 옳았다고 명랑하게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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