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가르침들이 있는데?
* 그렇다면 인생이란 아무렇게나 살아도 되는 것이 아니요, 수행자로서의 삶을 살아나가야만 한다는 말씀이 되겠습니다. 따라서 세계는 거대한 도량이요, 개개 인생들은 그 도량에서 자기를 향상, 정화시켜 나가는 수도자여야 하겠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그 다음에 문제가 되는 것은 수행에 있어서 어떤 것을 요체로 하느냐 하는 점이 되겠습니다. 삶이 곧 수행이 되어야 한다는 명제에 대해서는 삶을 되돌아보고 진지하게 성찰하는 사람이라면 대개 수긍하리라 믿습니다. 그러나 수행에 구체적 방법론에 이르고 보면 수많은 가르침이 있기 때문에 저마다 견해가 흩어지고 마는 것 같습니다. 큰스님께서는 수행지도를 하심에 있어서 어떤 방법을 요체로 하여 가르치십니까?
일체를 주인공 자리에 놓아라
"삼계가 다 부처의 나툼이 아님이 없으니 부처, 중생이 따로 없습니다. 그러나 근본이 비록 그러할지라도 실제 벌어진 양상에서는 깨달은 분이 있고, 미혹한 중생이 있습니다. 수행방법은 이 중에서 후자에 관한 것으로써 아직 깨닫지 못한 중생에게 주는 것입니다. 나는 일체 경계를 주인공(참나) 자리에 되돌려 몰록 놓으라는 것으로 수행법의 요체로 삼습니다."
*조금더 자세히 일러 주십시오.
"일체 경계를 주인공 자리에 되돌려 몰록 놓기 위해서는 먼저 믿음이 있어야만 합니다..그리고 그 믿음은 자기 자신을 잘 이해하는 데서 생깁니다. 올바른 믿음은 수행의 큰 근본이기 때문에 아무리 강조를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믿음을 바르게 세우는 것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금방 말씀드린 것처럼 믿음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믿음이 중요하니 믿어라 믿어라 한다고 해서 믿는 사람도 드물고, 또 믿게 되어지기도 힘듭니다. 그래서 고구정념(考究正念) 한 설명이 따르게 됩니다.
먼저 나를 잘 알지 않으면 안됩니다. 나란 무엇이냐? 이것은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 문제가 확연하게 풀릴 것 같으면 불법의 참맛을 알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나야 그냥 나지 무어겠느냐 싶을지도 모르지요. 그러나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우선 나는 어디서 왔느냐 하는 것이 문젭니다. 부모에게서 왔다구요? 그건 부모의 정자와 난자를 받았다는 뜻이지, 그런 생물학적인 나 말고 진정한 나 자체는 어디서 왔을까요? 뒤집어서, 부부 사이에 한 아기가 태어날 때 그 부부는 어떤 아이가 태어날지 전혀 모릅니다. 태어날 아기의 성격, 심성을 짐작도 하지 못합니다. 즉 그것은 부모의 생각대로만 되어지는 것이 아니니, 한 생명이 태어나는 것은 목수에 의해서 집이 지어지는 것과는 다른 것입니다.
목수는 자기 마음대로 집을 설계하여 짓지만 인간은 자기의 자손을 그렇게 마음먹은 대로 낳지 못합니다. 이 말은 한 생명이 태어나는 것은 어떤 범상치 않은 무엇과 관련이 있다는 뜻입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삶의 비밀 하나를 짐작하게 됩니다. 나는 누구냐? 나는 무엇이냐? 하는 문제가 결국은 수많은 의문들을 불러오게 되고, 그 끝에서 우리는 불법을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나는 크게 나누어 두 가지 면이 있습니다. 그 하나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 나입니다. 이 나는 항상 생각이 바뀌고 마음이 편안치를 못합니다. 바로 이 나의 입장에서 볼 때 이 세계가 '苦'라고 말해지게 됩니다. 그런데 그런 나 말고 또 하나의 나가 있습니다.그러니까 생멸하는 중생심으로서의 나는 거짓 나이며, 따로이 나의 참된 면모가 있다는 말씀입니다.
불가에서는 예로부터 나를 찾아라. 나를 찾아라 하고 말합니다. 그런데 그때의 나란 말할 것도 없이 참나를 가리키는 것입니다. 그런데 참나는 거짓나와 떨어져 따로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거짓나의 그 근본 자체가 참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중생심. 번뇌심. 삼독심을 '끊고' 참나를 얻는다기보다, 그것들을 되돌려 놓음으로써 참나로 '되바꾼다'고 하는 편이 옳을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참나를 찾아서 실현하게 되면 그 때에는 중생으로서의 거짓나 또한 참나의 한 모습임을 알게 된다는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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