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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차원높인,매

결혼은 등받이 의자


결혼에 대해 말하려면 단맛 쓴맛 다 본 지금(20주년)쯤은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그전엔 아무래도 성급하다는 생각이 든다.(30주년 쯤에도 이렇게 말할까?)

동물의 식욕, 성욕, 수면욕구들 중 인간으로서의 합법적인 성욕은 결혼으로 해결하도록 묶어둔 사회화에 우리는 오랜 세월 길들여져 왔고 행동해 왔다.

지금은 많이 퇴색하긴 했지만 기본 줄기는 변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결혼제도 만큼은 누가 권장하지 않아도 영원히 소멸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나이 들어갈수록 결혼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지 한때는 싱글을 동경한 적도 있었다. 아하, 만약에 이혼하면 시몬느 드 보봐르처럼 산다고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생각이 변하여 둘이 살면서 여러 고통들을 겪어야 마음도 넓어지고 남을 이해하고 감싸는, 한마디로 마음이
너그러워 지더라는 것이다.

인간은 참 간사스럽다. 자기의 안락과 이해를 쫓아 혼자 살다보면 그만큼 자기위주가 된다. 그랬을 때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사회에서 은근한 차별이 행해짐이 보인다. 그렇다고 어떤 큰 불이익이 직접적으로 가해지지는 않는다. 자기 하기에 달렸겠지만, 남자들을 가만히 보면 독신으로는 안타까운 모습들을 더 많이 보여왔다. 직장에서 업무를 떠나 인간관계에서 남녀 공히 이기적인 여러 부분들이 지적되기도 한다.

독신은 재미없는 천국, 결혼은 재미있는 지옥이란 말에 일면 공감이 간다. 그래서 독신은 싱겁고 결혼은 음식의 간이 맞은, 짭조롭고 달콤하고 새콤하다가 뭐 그런것이 아닌가 한다.

결혼은 해도 후회, 않해도 후회라지만 그래도 해보고 후회하라고(19호)도 했지만 지금은 홀(홑?)몸인 사람은 마흔이든 쉰이든 결혼하라고 권하고 싶다. 젊었을 때는 싱글이 좋고 나이 들었을 때는 더블이 좋다. 나이들어서 친구같은 더블을 만드는 것, 그것도 괜찮다. 그러나 철없을 때 만나 같이 고생하고, 같이 성숙해가는 모습이 더 편안하고 서로에게도 아늑하다.
그러나 저러나
2세 걱정, 노후 걱정만 없다면 둘이 좋으면 그냥 사는 거지 결혼식, 혼인신고가 무슨 소용인가도 싶다. 그러니 각자 자기 삶의 최상의 방식을 선택할 일이다. 개인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에서 자기의 안팎만 튼튼하다면야 살아보기를 하든, 동거를 하든, 혼자 살든 별 문제는 없다고 본다.

그러나 결혼은 이를테면 등받이 의자가 아닌가 한다. 의자중에서도 등받이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다. 등받이가 있는 의자중에서도 푹신한 것, 딱딱한 것, 불편한 것 등등의 느낌이 결혼생활과 같다.

등받이가 없는 것은 혼자서 온몸에 중심을 잡고 앉아 있어야 한다. 오랜시간 앉아 있을려면 힘이들고 피곤하다. 그러다 어디 기댈 데가 있으면 사정없이 가시가 있는지도 모르고 덥석 파묻히는 게 아닐까 싶다. 결혼의 인연 지어짐도 때로는 이와 비슷한 것 같다.

따라서 우리는 어떤 의자를 선택할 것인가? 그것은 자신의 영혼의 눈높이에 달려 있다고 보아진다.
보이는 부분만 가지고는 말할 수 없는 게 결혼생활이다.

설령 딱딱하든 불편하든 등받이가 없는 것 보다는 낫지 않은가 라고 생각하면 결혼생활이 훨씬 즐겁고 서로에게 감사하리라 본다.

누가 나의 편안한 등받이 의자가 되어 줄 것인가를 찾기보다는 내가 다른사람의 등받이가 되어 주겠다는 생각이면 자신도 즐겁고 남도 즐거운, 그 여파는 모두 모두에게 물누늬처럼 퍼져 가리라 본다.

왜냐면 내가 나의 주인으로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자기 인생의 주인이길 회피한다면 그래서 등받이가 되어 줄 의자만 찾는다면, 글쎄 그런 의자는 무정물이 아니기 때문에 잠시는 가능하겠지만 영원하지는 않다는 것. 하긴 무정물도 낡고 퇴색해 가는데 변덕스런 마음을 가진 사람들의 행동이란, 본래 변하는 것이라 너무 많은 걸 기대하지 않는다면 서로의 등받이 의자가 되어 줄 것이다. 그래서 독립적, 주체적인 각자들이 더불어 한결 편안하고 즐거웠으면 한다.

가정환경 좋고 건강하고 일(직업)이 있는 사람이면 되지 지나치게 따지고 잴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인격장애자를 제외하고 사람은 다 거기서 거기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모든 건 자신의 지혜에 달려 있더라는 것이다. 고로, 결혼은 우리를 성숙시킬 절호의 Chance며 영원한 친구를 한명 얻는 것이다.

 

 아옹다옹 싸우다가 헤헤거리다가 부부만큼 편안한 사이가 어디 또 있겠는가. 참으로 묘한 사이 정말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필자 역시 예까지 살아오는 동안 나의 인내와 지혜와 그 모든 게 최선이도록 스스로 강요당했고 정말이지 너무 힘이 들었다. 이제 그 힘들었던 고개를 넘어와 "어휴 너무 힘들었어" 하고 쉬면서 뒤돌아보니, 사는 건 어차피 나 자신과의 싸움이었던 것이다.

 

그 싸움에서 나는 이겼고, 그래서인지 이른아침 눈을 뜰때마다 감사와 기쁨으로 날마다 새롭다.
아참!
상대방 때문에 어쩌네 저쩌네 하는, 아내들이 남편들 보다 훨씬 더 많은 것 같다. 너무 속상해 하지 마시라.
조용한 시간에 자기를 가만히 한번 들여다 보자. 사랑한다는 이유의 가면을 쓴 집착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그는 그의 생각이 있고 나는 나의 생각이 있다. 똑바로선 둘이가 나란히 걸어가고 있는 것인가 부터 점검해보자.
인생 주제 대부분이 사랑 타령이지만 우리는 아직 제대로 된 사랑을 할줄 모르는 것 같다. 좋아하는 감정만 가지고 자기 입장에서 상대를 구속하려 든다. 그것은 유아적, 이기적인 사랑일 뿐 진정한 사랑이랄 수 없다.

사랑은 집착이 아니고 놓아주는 것, 즉 진정한 사랑은 상대를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다.

가깝게 자연이 배푸는 그 무한한 사랑에 우리는 자기의 이기에 맞게 산을 허물고 나무를 베고 땅을 파헤쳐 건물을 짓고 있다. 그래서 본인은 편안하겠지만, 산은 말없이 아프다.
자연현상에서는 느린속도로 앓겠지만 사람은 자기(마음)를 그렇게 파헤치고 못살게 굴면 금방 알고는 사네 못사네 난리법석이 일어난다. 그러면서 서로가 아파온다.

정말로 사랑한다면 자연처럼 공기처럼 끝없이 상대를 배려하고 편안히 살리는 것이지, 불편하게 해줄 수는 없는 것이다.
또 생각이 같아야만 행복한 건 아니다. 각자의 그대로를 인정하고 나면 한결 마음이 편안해 질 것이다. 그의 행동을 내 생각에 맞출려고 하니까 내가 괴롭다. 그대로를 인정하고 태산같은 자신감, 자부심을 갖는 일이 우선이다. 자부심, 자존감을 더 높이기 위해 애쓸 일이지, 상대가 어떤 행동을 하던 아파하거나 가장 소중한 자신을 괴롭히지 말았으면 한다.

그가 스스로 바뀔려고 노력하지 않는 한, 고지식한 그를 내가 바꿀 수는 없는 것이다.

항상 자신을 들여다 볼 일이지, 상대를 탓하거나 자기의 생각에 맞지 않게 행동한다고 해서 화를 낼 일이 아니다. 그대로를 인정해 주는 것이 최상의 행복한 길이다.

*나도 내가 마음에 안들 때가 있는데, 어떻게 나 아닌 남이 내 맘에 맞게 행동해 줄 수 있겠는가*

그래도 이해할 수 없다면 조용한 시간에 1호부터 차근히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적어도 준비된 이성적인 이혼은 가능할지 모르나, 감정적인 섣부른 이혼은 막아지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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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가 아닌 빈 마음으로 살게 하소서. 받아서 채워지는 가슴보다 주어서 비워지는 가슴이게
하소서. 지금까지 해왔던 내 사랑에 티끌이 있었다면 용서하시고, 앞으로 해 나갈 내 사랑은
맑게 흐르는 강물이게 하소서. 위선보다 진실을 위해 나를 다듬어 나갈 수 있는 지혜를 주시고
바람에 떨구는 한잎의 꽃잎일지라도 한없이 품어안을 깊고 넓은 바다의 마음으로 살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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