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 때, 결혼에 대한 환상을 갖지 않고, 결혼에 대한 현실파악만 잘 되었다면 그런대로 괜찮았을 것이다. 시댁어른이 어떻든 간에 아이를 세 명씩이나 낳지 않았을 것이고(건강하고 공부도 잘하고 예쁘긴 하나 능력, 체력부족의 본인 탓) 결혼생활을 즐기는 쪽이였을 것이다.
지금은 아플만큼 다 아픈 뒤 아이들과 즐기며 살지만, 스스로 만든 틀(환상)때문에 괴로웠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결혼은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어 주는 종교나 공장이 아닐까 생각된다.
결혼으로 인해 만들어지는 家庭은, 우리들이 태어나고 성장하며 인격이 성숙해 가는 곳이고, 인류사회에 봉사하기 위한 기초적인 장소이다.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며 조건없이 베풀고 돕는, 기본적인 생활을 배우는 곳이며, 가족에서 출발하여 일가 친척과 이웃에게 연결되는 출발점으로 최상의 교육장이기도 하다.
사회생활을 위한 기능과 지식은 학교에서 얻을지라도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덕성과 지혜 품성은 가정교육에서 길러지게 된다. 가장 작은 단위의 사회속에서 이런 교과서 식의 家庭만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가족간 스트레스로 버무러져 있는 가정들이 얼마나 많은가. 이런 아픔으로 인해 아픈만큼 성숙해진다고 기쁨이 있으면 아픔도 그만큼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어 있다.
아픔이 있을 때는 나에게 만큼은 이런 아픔이 없길 바라지만, 神은 누구나 버틸 수 있을 만큼만 준다고 했다던가, 누구나 지나고 나면 "그걸 갖고 그랬나" 하면서 웃을 수 있게 되지만 그 고통을 이겨내는 과정은 지루하고 버겁다.
여성들의 삶이 결혼으로 인해 남자들과는 다르게 많은 변화를 가지게 된다.
체력적, 경제적, 법적인, 약자에 속하고 보면 여러가지로 남자에게 기대게 된다.
어른들이 흔히 말씀하시길 울타리가 필요하다는, 그 울타리 역할을 남자에게서 획득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데 세상은 달라졌다. 이제는 독립적인 여성이 되어 자기 스스로가 울타리가 되어야 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98년 인구동태'를 보면 3쌍이 결혼하고 한 쌍이 이혼하는 상황에 있다
장미빛 희망들이 어떻게 변할지,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는 평범한 사람으로서도 이제 여성들이 어떤 자세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으리라 본다.
남녀 관계는 얼핏, 개인대 개인의 관계로 보이지만 그것보다는 훨씬더 강력하게 성역할(gender)로 부터 영향받기도 하지만, 여성들 스스로 홀로설 수 있어야 한다.
사이버로 인해 순식간에 알아가고. 옮아가고. 닮아가고 있다. 이런 삶 속에서 자기가 자기를 지켜나가지 않는다면 이 바쁜 세상에 주위의 사람들에게나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불편한 존재일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을 반대하는 사람이 혹 있기도 하겠지만, 그것은 잠시일 뿐 길게 내다보면, 서로가 독립적일 때 더욱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자보다는 한 인간으로 키워져야 하고 길들여 져야 한다고 생각된다.
미래의 우리는 현재보다 더 높은 지력이 필요해진다. 왜냐하면 종래의 1차. 2차 산업도 아니고 3차 산업도 아니고, 지식을 생산하고, 정리하고, 저장하며, 재생하고, 전파하고, 이용하는 생활의 사회이기 때문이다. 이런 세상에 여성이라고 가만히 있어서는 더욱 곤란해진다.
앞으로 사람들에게 더 예민한 감수성과, 투철한 가치관과 도덕성을 가진 사람을 요구할 것이고
더 잘살 수 있는 세계가 될지는 몰라도, 살기는 힘이 드는 세계일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런 세상을 약골로는 곤란하다. 여성이라고 해서 항상 남자에게 의지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생땍쥐 베리의 <어린왕자>에서 처럼 무엇에 길들여지는가가 문제인 것처럼 정말이지 당당한 한 인간이어야 한다.
결혼에 대한 막연한 희망, 환상보다는 그 내면을 들여다 봐야 할 것이며, 만약 지금 사랑을 하고 있다면 최대한 즐길 것이며, 미래의 자기 위치에 대해 노력해 간다면 남성과 더불어 후회하지 않게 될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절반이 넘는 여성이 경제권이 없다는 것이 슬프지 않은가?
있다고 한들 가정경제를 쥐고 있을 뿐, 대부분의 대기업가는 남자다. 우리는 왜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없었는가 자문해 봐야 한다.
여자들이 여자를 그렇게 키웠기 때문이다.
남자 잘 만나 시집이나 잘가면 된다는 것이 오늘날도 이어지고 있고, 언제까지 동등하지 못하고 이대로 살아야 하는지, 사회적인 구조도 문제지만 이제 우리 스스로 깨어나지 않되면 안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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