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원한 자유인

영원한 자유인으로 가는 길 13. 높낮이가 없는 경지란?

*저는 큰스님의 인격을 '전천후' 라고 표현하곤 합니다. 지금 큰스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그 말이 다시 떠오릅니다. 예컨대 중생들의 마음은 어느 일점에 고정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점에서 사물을 보는데, 그래서 상대를 아래로 내려다 보기도 하고, 위로 치어다보기도 합니다. 그리고 자기의 그 중심점의 위치를 고집하느라고 다투기도 합니다.

 

그런데 큰스님께서는 상대에 따라 응하십니다. 그리고 그 응함이 매우 자연스럽습니다. 상대방의 수준이랄까요, 위치랄까요. 그에 따라 저절로 스스륵 내려오시곤 합니다. 그건 수직좌표상에서의 전천후 인격이지요. 그래서 스님 자신의 위치를 고집하지 않으시고 상대방과 한마음이 되십니다. 그건 수평죄표상에서도 마찬가집니다. 그 대상의 특성.변화에 따라 또 그대로 응하십니다. 이런 경우를 기리켜 '노인이 오면 노인이 되어 주고, 어린이가 오면 어린이가 되어 준다.' 고 이르는 것이겠지요. 또 그것이야말로 상대를 위로 보지도 않고, 아래로 보지도 않는다는 것이겠지요. 또 그것이 큰스님께서 항용하시는 '높은 것은 높은 것이 아니다. 높고 낮은 것이 다 포함되는 것이 높은 것이다.' 는 말씀을 삶의 모습 속에서 보여 주시는 경우겠지요.

 

주인공은 뜨거운 용광로

"그러므로 자기의 이기심을 버리는 것이 제일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되려면 일체 경계를 둘로 보지 말고 자기의 깊은 내면에 던져버리는 수행이 꼭 필요합니다. 주인공은 뜨거운 용광로입니다. 그것은 무엇이든 다 녹여 버립니다. 예컨대 용광로 속에 무쇠가 들어가든, 고철이 들어가든, 놋쇠 젓가락이 들어가든 다 녹아 버립니다. 일체를 다 녹이는 용광로- 그 용광로가 우리의 마음 안에 있습니다. 남을 위해 가슴 아파하는 마음, 남을 나보다 더 사랑할 수 있는 마음, 그런 마음의 안쪽에 그 용광로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용광로를 거쳐 나올 때 던져 넣은 모든 잡쇠부스러기들은 순금이 되어 있게 마련입니다. 영원히 빛이 변하지 않는 순금 말입니다.

 

놋쇠를 넣어서 순금이 나오는 곳이 바로 '마음의 마음' '나의 나' 입니다. 순금이란 물질을 말한 것이 아닙니다. 그 변치 않는 영원성을 말한 것입니다. 우리 수행자들은 그런 순금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이미 누누하게 말씀드린 것처럼 수행은 방하착(放下着)을 근본으로 합니다. 이것은 수행자 자신에게나, 주변 사람들에게나, 이 세상의 수많은 존재들에게나, 진리의 당체 그 자체에게나 가장 빛나는 공덕을 쌓아 나가는 첫 단계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