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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는 가위다

o心o 2006. 6. 28. 05:25

 

 

 

두 개의 날이 똑 같이 움직여야 가위질이 된다.
날 한쪽 만으로는 아무리 좋은 쇠라도 가위는 못된다.

 

날이 두 개가 있어도 간격이 있어서는 가위질이 안된다.
바싹 붙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부부는 일체지만 주머니는 따로 있다"는 유대인의 속담은 배격되어야 한다.
부부는 주머니도 하나여야 한다.

 

부부란 피차의 실수을 한없이 흡수하는 호수이다.
이 호수는 무척 깊어 실수의 크기는 그다지 문제가 안된다.

 

좋은 남편은 고개로 사랑한다.
끄떡끄떡 하는 약간의 고개운동이 아내를 안심시킨다.

 

좋은 아내는 눈으로 사랑한다.
미소를 띠고 눈으로만 살짝 훌기는 미소의 근육운동이 남편을 안심시킨다.

 

부부는 해묵은 골동품 같다.
연륜을 쌓은 사연도 모르고 남의 부부문제를 경솔히 말할 순 없다.

 

부부의 사랑이란 꽤 오래 뜸을 드린 후에야 성숙해 진다.
미움도 지나야 하고 권태도 지나야 한다.

 

그 숱한 입씨름도 지나야 한다.
싫증나고 지겨운 체험을 다 지낸 뒤에
눈속에서 조용히 돋아나는 튤립처럼 이럴 때 사람은 제모습을 갖춘다.


                                                                                                               - 발췌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