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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널강이어디있으랴

화두(話頭)

 

살아가는 생활이 화두이자 참선이기에, 누구에게서 화두를 받을 것도 줄 것도 없다.

 

자신의 존재가 바로 화두인데, 따로 화두를 받아 그것을 알려하다 보면, ‘참나’를 생각해 볼 여지가 없게 된다.

남이 준 화두는 빈 맷돌 돌리는 것이요, 헛바퀴 돌리는 것이다.

 

몸 자체가 화두이며 태어난 자체가 화두이다.

그런데 여기에 다시 화두를 덧붙인다면 어느 때 저 無限의 깊은 세계를 맛볼 수 있겠는가?

 

본래 뚫려있던 구멍을 막아 놓고서는 ‘이 뭐꼬?’ 하려는가? 번연히 입구가 뻥 뚫린 병인 줄 알면서 거기에 또 ‘이 뭐꼬?’ 한다면 그것이 다른 게 되겠는가? 화두란 방편에 불과한 것인데 이미 아는 것을 들고서 ‘이 뭐꼬?’ 한다면 머리만 복잡해질 뿐이다.

 

아는 것은 아는 대로 놓고 모른 것은 모르는 대로 놓아라. 이렇게 놓고 가다보면 정말로 모르는 것, 無爲法의 의정이 나오는데 이것이 진짜 화두이다.

 

화두가 생기면 근본자리에 다 넣고 돌려야 그 답이 나온다. 화해서 나투고 돌아가는 게 실상의 이치라 그 이치대로 화두도 같이 돌아가도록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는커녕 화두를 꼭 쥐고 놓질 못하니 그 맛을 볼 수가 없는 것이다.

 

 예로부터 선사들이 ‘이 뭐꼬?’를 줄 때는 사량으로 고정관념을 짓지 말고 놓고 돌리라고 준 것인데, 돌리지는 않고 들고 있으니 안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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